20091010 [2009 부산광역시 대학패션 페스티발 경성대학교 의상학과 509 Open Your Soul]
by lifeinmelody2009. 10. 13.
2002년,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기 시작했을 때..
아는 사람이 어떤 패션쇼에서 모델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해서 선배를 따라 허겁지겁 어딘가로 갔었다.
벡스코에 도착해서보니 경성대학교 의상학과 졸업작품 패션쇼였고,
프로 못지않은 분위기와 활기찬 열정에 감탄하며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이번에는 몇 개월 전부터 자기 작품의 사진을 찍어주길 바라는 아는 동생의 부탁으로 다시 그 장소를 찾게 되었다.
규모가 조금 줄어든 듯해서 살짝 아쉬웠지만 7년 전의 그 인상 깊었던 분위기는 여전했다.
막상 사진을 찍으려고 해보니 너무나 막막했다.
머릿속은 ‘난생 처음 촬영해보는 패션쇼 사진을 잘 남길 수 있을까’ 라는 걱정으로 가득했고,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촬영 장비들덕분에 그 걱정들은 점점 다양해지고 늘어만 갔다.
패션쇼장에 도착하고 나니.. 기껏 준비했던 캐논 30D와 EF 85mm F1.8을 사용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고,
잠깐의 좌절과 절망의 시간이 흘렀다.
왜냐면 런웨이와 프레스 구역이 생각보다 가까워서 1.6크롭센서 바디와 85mm 렌즈로는 충분한 화각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어둠속에서 고민하다가..
아쉽지만 서브로 준비해 갔던 GX10과 시그마 18-50mm F2.8 Macro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리허설 중에 캐논 30D와 EF 85mm F1.8를 이용해서 몇 장 찍어보았지만 역시 약간 좁은 화각과
상황에 따른 화각변경이 불가능하다는 단점 때문에 모든 장면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바디와 렌즈 가격 합쳐봤자.. 50만원 겨우 넘기는 장비 구성으로 다른 분들보다 잘 담아낼 수 있을까?..
리허설이 끝나고 삼각대의 위치를 다시 잡으며, GX10과 시그마 18-50mm F2.8 Macro로 준비를 하였다.
버벅이는 AF성능(시그마 18-50mm F2.8 Macro가 매크로 렌즈라서 그런지 더 느리다.)에 대한 걱정, 그리고 초당 3.3 연사의 아쉬움과 함께..
패션쇼는 시작되었다.
역시.. 역시.. 역시.. 깔끔하게 첫 테마의 촬영을 망쳐주시고..
정신없이 몇 장 찍고 나서 잠시 몇 초간 쉬는 틈에 확인을 해보니 업로드하기에는 너무 민망한 사진들이 메모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다.
리허설이 끝난 후 갑자기 장비를 교체하느라 정확한 세팅을 잡아놓지 못해 노출 보정을 실패한 것이었다.
ISO는 400 고정, 렌즈 조리개는 주로 F4.0으로, 노출보정(밝은 의상은 ‘+쪽’, 어두운 의상은 ‘-쪽’)은 0에서부터 -2 정도 사이(전체 +3.0 ~ -3.0)로 잡아주고,
주로 중앙 AF 포인트로 촬영하였다.
느린 AF 속도 때문에 한 의상이라도 놓칠까봐 긴장하면서,
그리고 부족한 메모리 공간 때문에 틈틈이 사진을 지우면서 정신없이 촬영하다보니..
겨우 몇 분 정도 지난 것 같았는데.. 어느새 피날레였다.
어쨌든 한 의상도 빠짐없이 담아내긴 했으니 다행이다.
망한 사진들은 어쩔 수 없지 머..
요즘 너무 여유가 없는 관계로 보정을 급하게 대충 해버렸다.
틈틈이 시간 날 때 마다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니터를 보며 보정을 하다 보니 전체적인 색감이나 밝기가 다 틀릴 것 같다.
여유 있을 때 다시 작업을 하던지 해야겠다. 이 글도 더 보충하고..
아무튼 첫 패션쇼 촬영은 여기까지!
다음에 혹시나 이런 기회가 또 생긴다면.. 좀 더 확실한 준비와 좀 더 좋은 장비로..ㅋㅋ
- 멋진 패션쇼를 보여주신 재학생, 모델,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못 찍은 사진들.. 용서해주세요;;